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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및 잡담/일상생활

2박 3일간의 동원훈련 후기-세종 연서동원훈련장

안녕하세요.

2박 3일간의 동원훈련을 마치고 왔습니다. 이번 연도가 1년차였기 때문에 3월 동원훈련 시즌이 시작됨과 동시에 내내 걱정을 했습니다. 언제 날짜가 잡힐려나.. 가기 싫다.. 이런 걱정을 달고 살았습니다. 저는 미래의 일을 굉장히 일찍부터 그리고 크게 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가게 되면 최소 다섯달은 아무 걱정이 없을 것 같아서 가고 싶지는 않지만 후딱 다녀오자는 마음으로 입소했습니다.


1일차

아침 9시까지 입소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8시 45분쯤이였던 것 같은데 부대 정문으로 가니깐 예비군들을 태우고 훈련막사로 가는 버스가 있었습니다. 그 버스를 타고 2박 3일동안 생활할 막사로 가게됬습니다. 부대가 굉장히 컸습니다. 여러개의 대대가 있는 부대라 영내를 버스를 탈 정도였습니다.


생활관으로 들어가기전에 총기를 보급했습니다. 그리고 간단한 신분확인과 계좌 확인을 했습니다. 그 뒤 생활관에 들어가서 계속 대기했습니다. 그냥 잤죠..ㅎㅎ 대기시간은 정말 뭘 해도 딱히 터치하지 않았습니다. 생활관에는 제가 사용할 군장과 여러 보급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점심 식사를 할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동원 훈련장에서 처음먹는 밥이였습니다. 버섯튀김을 탕수육처럼 해서 반찬이 나왔는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많은 예비군 후기들을 보면서 군대 짬밥은 역시 맛 없다는 글을 많이 봤는데 저는 2박 3일간의 식사는 굉장히 만족했습니다. 부식도 잘 나오고 식사에 엄청 신경을 쓴 것 같더라구요. 취사병들의 노고가 느껴졌습니다.


점심을 먹고 1일차에 바로 사격을 했습니다. 사격전 간단한 교육을 하고 영점 사격지에 10발을 사격했습니다. 생각보다 탄착군이 형성되지 않았습니다..ㅎㅎ 그래도 종이 안에 들어가면 맞춘것 아니겠습까.ㅎㅎㅎ

사격이 끝나고 저녁식사를 한 뒤 교육을 잠깐 하고 휴식을 취한 뒤 잠을 잤습니다.


2일차

6시 30분에 기상을 하고 7시에 점호를 했습니다. 점호를 안 한다는 부대가 있어 기대했지만 도수체조까지 완벽하게 점호를 했습니다. 정말 하기 싫었습니다.ㅋㅋ 추워서 움직이기 싫은데 도수체조까지 시키니.. 이제 1년차인데 도수체조를 다 까먹었습니다. 대충 따라하면 됩니다.

오전일과는 M60 교육을 받았습니다. 저는 기관총 부사수라는 직책을 부여받았기 때문에 M60을 직접 들고다니지는 않았지만 사격을 했습니다. 현역때는 K3 사수였기 때문에 기관총에 대해서 그리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K3보다 크고 무거웠습니다. 무려 10KG이나 되는 화기였습니다. 오후에는 직접 사격을 했고 저는 M60을 K2사격보다 잘 한 것 같습니다. 나름 잘 맞췄네요.


그리고 대망의 야간 훈련!! 최근 동원훈련 제도가 바뀌어서 야간 훈련을 하게 됬습니다. 하필 10월에 동원훈련을 하게되서 큰 일교차가 걱정이 됬습니다. 아침과 야간이 장말 춥더라구요. GOP의 추위를 이겨낸 만기전역자이지만 그건 그때나 그랬던 것 같습니다. 야간에 저희소대는 공격팀을 맡아서 전술보행을 하면서 공격하는 상황을 부여받았고 교육과 실습을 했습니다. 생각보다 움직이는 상황이 많아서 그리 춥지 않았습니다. 훈련은 12시에 끝이났고 1시정도에 취침을 했습니다.


3일차

전일 야간훈련을 했기 때문에 7시 기상을 했고 아침식사만 하고 11시 30분까지 취침할 수 있었습니다. 오히려 야간훈련을 하고 3일차에 쉬는게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잠을 자고는 이제 갈 준비를 했습니다. 총기를 닦고 설문조사를 하고 청소도 하고 갈 준비를 할때가 기분이 좋습니다. 간단하게 대대장의 안보교육을 받은 뒤 퇴소식을 했습니다. 퇴소식이 끝이 나자마자 예비군들이 엄청난 속도로 달려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소문만 들었지 제 눈으로 본건 처음이라 소문이 사실이였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정리

식사

식사는 걱정과 달리 정말 잘 나와서 만족했습니다. 또한 부식도 많이 나와서 요구르트 팥빙수 아이스크림 등 맛있는 부식을 맛 봤습니다.


훈련강도

훈련강도는 쎄지 않습니다. 전체적인 훈련강도는 중하 정도라고 생각이 됩니다. 다만 4년차 일부 개념없는 예비군들은 그것도 힘들다고 교관들이랑 싸우려고 드는데 정말 꼴보기 싫었습니다. 하기 싫은 것 압니다. 저도 하기 싫습니다. 보상비 푼돈 받으면서 훈련시키는 군대가 좋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교관들은 무슨 죄 입니까. 훈련시키는 것이 자신의 업무이기 때문에 교관을 하고 있는 것인데 핸드폰 못 하게 한다고 대놓고 성질내고 무슨 애도 아니고 오줌 마렵다고 찡찡대고 참 양아치는 세상에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교관들은 나이 지긋하신데 교관한테 대드는 예비군 보면 자긴 서른 먹었다고 나이부심 부리던 예비군 4년차들이였습니다. 어의가 없었습니다.


시설

시설은 침상이였고 전기 판넬 대신 냉방과 난방이 되는 에어컨이 천장에 달려있습니다. 시설은 나쁘지 않습니다. 사람이 많아서 그렇지 줄 좀 서야되는 것 말고는 만족했습니다. PX는 물품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줄이 엄청 길어서 시간이 초과되서 이용 못 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관과 조교

교관님들이 저희가 훈련 받기 싫어하는 것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해해주고 생략할 것 해주고 합니다. 굉장히 친절하고 예비군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 줍니다.


제발 이러지 말자.

1. 나이 먹고 군대갔다고 나이부심 부리지 맙시다. 그러다 보면 괜히 쎈척하고 그럽니다.


2. 괜히 인상쓰고 있지 맙시다. 애들도 아니고 나이먹고 인상쓰면서 무게잡고 있어야 합니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친절한데 30%정도의 사람들이 물을 흐립니다.


3. 교관에게 대들지 맙시다. 교관들이 최대한 생각해주고 합니다. 최소한의 예의도 지키지 않고 대들면서 허세부리지 맙시다. 훈련과 교육중에는 핸드폰 사용하지 마세요. 대놓고 사용하다가 걸려 놓고 짜증내고 지적받았다고 민망해서 그런지 더 역정내고 그러면 정말 턱주가리 돌려놓고 싶었습니다. 교육 잘 받고 있는 인원들에게도 피해가 됩니다.


4. 조교는 당신의 후임이 아닙니다. 조교는 우리의 훈련을 도와줄 감사한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은 정말 현역으로 힘들게 생활하고 있는데 마치 후임 다루듯이 욕하고 짜증내고 그러지 마세요. 왠만하면 존댓말 써주세요.


5. 시간을 잘 지키줍시다. 한명이라도 안 나오면 전 대대가 못 움직입니다. 괜히 피해주지 맙시다. 시간없으면 담배 피우지 마세요.


여기까지 내용들이 놀랍게도 저와 같은 생활관을 사용한 예비군 세명이 했던 행동들입니다. 다른 분들은 다 잘하시는데 그 몇명이 분위기 다 망칩니다. 다행히 그 양반들은 4년차라 내년엔 안 옵니다. 내년엔 그런 사람들 좀 안왔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제 1년차 훈련을 마쳤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몇달간 걱정 없겠네요. 내년에도 같은 곳으로 갈 것 같은데 다녀온 결과 좋은 훈련장인 것 같습니다. 다녀와보니 2박 3일 짧더라구요. 내년에도 가기 싫지만 걱정 좀 덜고 가겠습니다. 그럼 이만 포스팅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